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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 최고 디지털 에이전시 R/GA의 닉 로우를 만나다

게시됨: 2015년 05월 20일 11시 06분 KST 업데이트됨: 2015년 05월 20일 11시 06분 KST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질문만큼 유치하면서 공허한 종류도 없을 테지만, 사람들에게 낯선 곳의 
가치를 강조할 때 이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는 게 사실이다. 미국 광고업계를 대표하는 양대 매체인 
<애드 위크AD Week>와 <애드 에이지Ad Age>가 각각  '2014 올해의 디지털 에이전시', 
'2015 올해의 에이전시'로 선정한 R/GA야 말로 이런 상황에 정확히 들어맞는 예 아닐까. 
세계 최고의 디지털 에이전시, R/GA의 크리에이티브를 총괄하는 수장인 닉 로우(Nick Law) 
글로벌 CCO(Chief Creative Officer)가 국제 컨퍼런스 때문에 내한했다는 소문을 듣자마자 
그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와의 대화는 솔직하고 재미있고 동시에 유익했으며, 
인터뷰어의 안목을 잠시나마 높은 곳까지 친절히 들어 올려놨다. 
휴일 아침을 모두 쏟아부은 쟁취물로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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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s By Dre-Game Before The Game


반가워요. 닉. R/GA가 요즘 엄청 잘 나가는데 그 비결이 뭘까요?

지난 1년이 멋진 건 사실이지만 사실 우리는 지난 10년을 성공적으로 보내왔어요. 

경영과 크리에이티브, 양 측면의 균형을 잡으며 일정하게 잘 해온 건 자랑할 만한 일이죠. 

그 비결로 꼽을 만 한 건 우리가 한 쪽 발은 (기술 기반의) 실리콘밸리에, 

나머지 한 쪽은 (광고 업계 본사가 모인) 뉴욕의 메디슨 에비뉴에 걸쳤기 때문입니다. 

늘 성공한 건 아니었지만 양 쪽에서 잘하지 못한 것을 우리가 해왔어요. 

특히 전통적인 광고업계가 놓치고 있던 걸 계속 해왔던 게 나중에 빛을 발했죠.

그동안 광고업계가 놓쳤던 것은 무엇인가요?

광고업계는 빅 아이디어, 유머 등 스토리텔링에만 집중해 왔어요. 

하지만 소통을 위한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행위도 똑같이 중요해요. 

우리는 이걸 개념적으로 '스토리(story)'와 '시스템(system)'이라고 정의하는데요. 

요즘 유행하는 데이터 비쥬얼라이징(Data Visualizing)이 시스템의 대표적인 예죠. 

저희의 성공도 시스템적으로 생각하고 스토리적으로 생각하는 실리콘 밸리와 메디슨 에비뉴, 

양쪽의 문화가 공존한 덕분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볼게요. 우리는 나이키와 오랫동안 일해왔는데요. 고객이 원하는 요소를 

마음대로 지정해 자신만의 신발을 만들 수 있는 'NIKE ID'를 처음 선보인 게 9년 전이에요. 

당시 사람들은 큰 관심을 안 두었지만, 1년 후 나이키, 애플과 협업해 운동량을 측정하는 

'NIKE+러닝'을 만들어 어워드에 출품하자 그제야 큰 관심을 갖기 시작하더군요. 

몇 년전 큰 반향을 일으킨 'NIKE+퓨얼 밴드(Fuel Band)'도 대표적인 예죠.

이제 광고업계도 변화의 과도기에 온 것 같아요. 우리는 오래 전부터 그렇게 일해왔지만 

그동안 티가 안 났을 뿐이에요.



NIKE iD

자기가 원하는 신발을 인터넷에서 조합하는 서비스로 나이키 디지털 마케팅의 선구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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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E+GPS 

아이폰을 활용한 러닝 애플리케이션인 NIKE+GPS는 GPS 기능과 가속도계(accelerometer) 기능을 활용해 칼로리 소모량과 러닝 거리, 달리기 궤적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2년 나이키+러닝(NIKE+Running)으로 리뉴얼하며 기존 기능뿐 아니라 새로운 에코 시스템을 통해 페이스북 친구 태그를 활용한 향상된 소셜 공유 기능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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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E+FuelBand

x, y, z축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3축 가속도계 기술을 활용해 일상의 모든 움직임을 '퓨얼'이라는 가상의 수치로 변환해 제공한다. 빨간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하는 밴드의 LED 창과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신의 목표 달성치를 매 순간 확인할 수 있다. 출시 당일 67분 만에 사전 예약 물량이 동이 날 정도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2년 칸 라이온즈 티타늄 & 인터그레이티드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R/GA의 글로벌 CCO로서 회사 내 역할이 궁금합니다. 고위 임원끼리 서로 겹치는 영역도 있던데요.
R/GA는 직원이 1500명이 넘고 뉴욕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임원들은 티비 광고, 프로덕트, 소셜 캠페인 등 각자의 역할을 수평적으로 맡으면서 

동시에 서로의 역할을 상호 공유, 관리하고 있습니다. 제 역할은 먼저 회사 내의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을 관리하는 건데요. 데이터베이스, 캠페인, 브랜딩 등 해당 섹션에 맞춰 

스토리 텔러와 엔지니어를 비롯한 인재들을 분배하는 일은 중요한 부분이죠.

가이드를 제시하기도 하지만 네트워크를 이용해 서로를 연결하는 일도 합니다. 

예를 들어 런던에 프로덕트 디자인 부문이 모자르다면 스톡홀름 지사를 연결시켜 주는 거죠. 

같은 비전 아래 움직이는 회사라 가능한 협업입니다.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회사의 전략 기획을 실행시키는 일도 합니다. 더 넓은 시각이 필요한 일인데 크리에이티브 출신이 

리더가 되면 회사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부분이 있다고 믿어요.

보통 제 일상의 1/3은 비행기에서 보내요. 여행은 아니구요 (웃음) 각 지사를 찾아다니며 

관리를 하는 거죠. 나머지 시간에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꾸리고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데 씁니다. 

중요하고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가 잦을 것 같지만 서로 간의 조화가 중요해요.

한 가지 정해진 스케쥴이 있다면 매주 수요일에는 뉴욕 본사의 크리에이티브 팀을 살펴보고, 

목요일에는 화상 회의를 통해 유럽부터 아시아까지 하루 종일 전세계 지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합니다. 

R/GA가 사용하는 문제 해결 방법론이 있다면 설명해 주세요.
R/GA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크리에이티브 방법론은 '생각하기(think)'로 시작해서 

'만들기(make)'로 끝나요. '생각하기'는 클라이언트의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건데요. 

모든 클라이언트의 문제는 각기 다르므로 정말 핵심적인 이슈가 무엇인지 함께 밝히려는 

노력이 중요해요. 클라이언트는 저희한테 오기 전에 자신의 문제를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함께 계속 생각하다보면 전혀 다른 지점이 근본적인 문제로 밝혀질 때도 허다하거든요.

생각이 끝나면 이제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팀을 조직해야죠. 여기서 의외로 꼭 명심해야 하는 건 

관리예요. 해당 팀에 인력을 넣는 조정을 적재적소에 하지 못하면 예산에 문제가 생기거든요. 

문제가 복잡해서 여러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정말 이 모든 부분에 인력을 투입하면 

아마 클라이언트의 예산을 첫 번째 미팅에서 다 날려버릴 지도 모르는 일이죠.

앞서 모든 게 정리되면 이제 할 일은 오직 '만들면' 되죠. 만들어서 계속 다듬고 다듬는거죠. 

여기서 클라이언트가 명심해야 할 일이 있어요. 티비 광고는 한 번 만들어서 틀면 끝이지만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는 소셜 캠페인을 통해 지속되는 성격을 가져요. 소비자들과 

계속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돈 냈다고 뒷짐 지고 구경하는 게 아니라 클라이언트도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돈내고 만든 결과물이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정말 이게 끝이에요?
물론 아니죠 (웃음) '생각하기'과 '만들기' 사이에는 우리가 염두에 둬야 할 여러가지 

요소가 있어요. 도식으로 표현해보면 진실(true)-연계성(relevant)-흥미로움(interesting)-

명확성(clear)이 존재합니다. R/GA가 참여한 프로젝트를 예를 들어 설명해 볼게요.

'NIKE+러닝'의 경우 진실은 무엇일까요? 운동을 할 때 자신의 스코어를 측정하면 능력이 

좋아진다는 점이죠. 미국의 경우 이미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기기를 개인적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러닝을 뛰었어요. 이게 바로 'NIKE+러닝'에게는 탄생의 연계성이 되는 거죠. 요즘 저희가 

히트친 닥트 드레(Dr. Dre)로 다시 설명해볼까요. 닥터 드레의 캠페인을 보면 선수들이 

닥터 드레 헤드폰을 끼고 경기를 기다리다가 경기장으로 들어가며 장면이 끝납니다. 

여기에서 진실은 무엇일까요? 운동선수는 게임에 참여하기 전에 자신과 세상을 

분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이런 행동은 동시에 청중들과 깊은 연계성을 

가지고 있어요. 두 프로젝트의 차이점이란 NIKE+는 시스템적인 것으로 '행동'과 관계가 

있다는 점이고, 닥터 드레는 스토리적인 것으로 메세지와 관계를 맺는다는 점이죠. 

전자에서 중요한 부분은 유용한 것이 동시에 흥미롭다는 사실이고요. 이 유용성을 지키기 위해 

명확한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스토리텔링에서는 재미있는 것이 흥미로운 것이고, 

이를 위해 메시지 파악을 명확하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서로의 접근에는 차이가 있지만 방법론은 서로 공유하는 거죠.


하하, 그럼 위 방법론을 순서대로 따라하면 R/GA처럼 될 수 있나요?
지금은 이해를 돕기 위해 순서대로 풀어서 설명한 거구요. 방법론 자체는 굉장히 간단하지만 

이제 관련된 사람이 너무나 많아졌어요. 실제로는 진실(true)-흥미로움(interesting)-

연계성(relevant)-명확함(clear)으로 순서를 바꾸면서 생각하는 게 요즘 상황에는 

더 맞다고 할 수 있어요.

'NIKE+스케이트보딩(SB)'의 예를 들어볼 게요. 스케이트보딩 앱을 보면 인터페이스 

디자인, 소셜 캠페인, 비디어 워크 등 우리가 투입해야 하는 탤런트도 다양하고 클라이언트의

 관점도 다양해요. 이런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게 쟁점인데 단계별로 시행해나가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왜냐면 그러다간 끝날 즈음 분명 지루해지거든요. 'NIKE+스케이트보딩'에서 

진실은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사람들은 광고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었죠. 

그럼 당연히 클라이언트는 광고를 만드는 걸 이해를 못 하겠죠. 하지만 우리는 스케이트보드를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 동시에 재미를 전달할 수 있는 걸 찾아서 바로 무언가를 만들어봤어요. 

이건 전략을 파악하기 이전의 일인데, 클라이언트가 특정한 전략에 동의하기 전부터 

무언가를 만들어내서 이 방향이 맞다는 걸 보여주려는 노력이죠.

이런 일을 오래하면 내재적으로 쌓인 데이터 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촉'이 움직여요. 

3개 정도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서 발전시키거나 부족한 걸 발견하는 식으로 접근해서 

진실을 파악한 후에 무언가 흥미로운 걸 일단 만들어내고 이게 기존과 연계성을 갖는지 

동시에 체크하면서 인터페이스의 위계를 다시 만들고 더 명확하게 하는 식으로 진행했어요. 

실제 세계에서 캠페인을 다루는 것은 이론처럼 차근차근 되는 게 아니라 모든 게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에 가깝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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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s By Dre-Hear What You Want: Colin Kaepern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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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디지털 에어전시가 R/GA의 별칭인데요. 

요즘 닥터 드레 캠페인을 보면 디지털 에이전시가 맞는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R/GA는 어찌 보면 3개의 회사가 한 곳에 뭉쳐있는 것과 같아요. 

전통적인 에이전시 역할을 담당하는 광고대행사,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이노베이션 회사, 

그리고 컨설팅 회사죠. 이노베이션 부분이 저희를 지칭하던 디지털 에이전시인데 

저희 스스로 에이전시라는 표현을 기업 소개에서 없애버렸어요. 

이제 그냥 회사(company)라고 소개해요.

디지털 에이전시는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캠페인을 다루는 곳인데 R/GA는 클라이언트가 와서 

컨설팅 회사처럼 상담을 해주고, 필요한 서비스나 제품을 제작할 땐 이노베이션 파트가 관여하고, 

이후 시장에 출시할 때는 광고대행사로서 캠페인을 하는 등 모든 게 다 연관돼 있어요. 

그래서 작년부터는 'R/GA for the connected agd'라는 태그라인을 만들었죠. 

이런 모든 미묘한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아마 칸 라이온스에 가서 우리가 어떤 곳인지 물어보면 디지털 에이전시라는 대답을 듣고 

SXSW에 가면 우리를 광고대행사라고 말할 걸요? 그만큼 저희는 구분하기가 모호해요.


그럼 경쟁 상대로 꼽을 만한 기업으로는 어디가 있을까요?
전통적인 광고대행사로는 위든 앤 케네디(Wieden+Kennedy) 등이 있을테고, 

이노베이션 부분에는 AKQA, 레이저피시(Razorfish), 디지타스(Digitas), 

컨설팅 회사로는 인터브랜드(Interbrand), 프로그(Frog), 그리고 맥킨지(McKensey)까지 

분야 별로 경쟁 상대가 있다고 보는 게 맞아요,


맥킨지까지 염두에 두다니 놀라운 걸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우리는 항상 다른 모습을 보이며 스스로 계속 새롭게 재탄생해왔어요. 

R/GA의 창업자이자 CEO인 밥 그린버그(Bob Greenberg)가 그런걸 정말 잘하죠.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조직을 재개편하는 데에 뛰어난 재능이 있어요. 

보통 9년마다 다시 조직하는데, 가장 최근의 변신이 2013년에 이루어졌죠. 

그때 세운 계획대로 9년을 가는 거에요.

두드러지는 변화라고 할 만한 게 아까 말한 컨설텅 부분을 시작한 점입니다. 

저희끼리는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그룹(Business Transfomation Group)이라고 부르는데요. 

컨설텅을 시작한 이유는 나이키 덕분이에요. 나이키는 무척 독특한 클라이언트입니다. 

제품을 만들고 스스로를 재조직하고 디지털 스포츠 부서까지 만드는 등 새로운 구조를 

계속 구축해요. 그렇게 자기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한 뒤에 우리를 찾아온 터라 서로 말하기에 

능숙하고 좋았죠. 그런데 대다수의 클라리언트는 그게 힘들다는 걸 느꼈어요. 

조직을 바꾸는 걸 두려워하거든요. 혁신적인 일을 하자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마케팅팀과의 

조율만으로는 제대로 된 소통이 불가능해요. CTO나 CEO 등 회사를 이끌어가는 위치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직접 나눠야 하죠. 결국 마케터가 아닌 컨설턴트의 일로 바뀌는 거에요.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조직 개편 등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팀 인력이 아니라 

회사 내의 전문 인력을 내세우는 게 훨씬 효율적이니 컨설팅 회사가 필요한 거죠.


현재 R/GA는 테크스타스(TechStars)와 함께 사물인터넷(IoT) 관련 벤처를 지원하는 

엑셀레이터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이전에 많은 에이전시에서 스타트업 모델 방식을 에이전시 내부에서 랩처럼 키워보려고 했지만 

하나같이 실패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기 때문이죠. 에이전시는 클라이언트가 초반에 

비용을 지불하지만 스타트업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열심히 라면 먹으면서 무언가를 이뤄내 

벤처 캐피탈(VC)에 큰 돈으로 회사를 팔아야 해요. 스타트업 세계로 가려면 스타트업 모델을 

써야 하기에 우리는 VC 방식을 도입할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일반적인 VC과 다른 점은 실질적인 지분만 공유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경험까지 모두 전달한다는 점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자금도 대주고, 멘토 역할도 하며, 

전략,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등 보통의 VC이 하지 못하는 것들을 제공해주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어 VC은 네트워킹 제공과 멘토십 정도겠지만 우리는 인터페이스, 프리젠테이션, 

브랜딩 능력 등 디자인 측면으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 질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결과적으로 좋은 비지니스 모델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20개에 투자하면 한 곳이 

잘 될까 말까 할 정도로 성공률이 낮긴 하지만 다양한 벤처 70개에 투자하는 것 만으로도 

추후에 경제적으로 잘 될 수도 있고, 일단 문화적으로 도움이 되요. 

그들이 내미는 아이디어에서 우리가 영감을 받을 수 있고, 직접 우리 사무실에 와서 일하면 

관료주의에 물들지 않는 그들의 분위기와 일하는 방식 덕분에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많은 벤처 중에 왜 사물인터넷 부문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나요?
왜 IoT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죠. 지금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이에요. 

전에는 TV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시도가 이상해보였을지 몰라도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도리어 이상하게 바라봐요. 왜 연결되지 않냐고 되묻는 시대가 온거죠. 

그런데 IoT 관련 제품을 만드는 것은 기존 NIKE+처럼 기존 제품에 서비스와 플랫폼을 

입히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에요.

실제 저희가 'NIKE+퓨얼 밴드' 하나를 개발하는 데 2년이 걸렸어요. 

같은 시간이었다면 다양한 캠페인을 적어도 50개는 할 수 있었을 걸요? 

제품과 캠페인은 서로 개발 속도가 다르고 개발은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R/GA의 업무가 앞으로 클라이언트와 함께 하는 캠페인과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엑설레이터 활동으로 분리될 지도 모르는 일이에요.


지금 디지털 시대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마케팅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요?
요즘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있어요. 사람들은 모바일로 대다수 뉴스를 흡수하는 거 보세요. 

설령 종이라는 물성을 가질지라도 URL이나 QR코드를 찍으면 디지털이 되는 거죠. 

한 마디로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디지털 세상으로 몰리니 디지털에서 광고를 하는 거에요. 

마케팅은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을 인식하는 겁니다. 디지털 마케팅과 마케팅을 서로 

구분하는 건 의미 없다고 봐요.

하지만 이런 건 필요하죠. 소비자를 존중해야 해요. 지금 광고 기술의 발달로 

빅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광고를 사람들에게 거의 밀어넣고 있어요. 우리 주변이 모두 광고에요. 

너무 과하면 질릴 수도 있잖아요. 광고가 스스로를 망칠 위험을 안고 있는 거죠. 

이제는 언제, 얼마나 자주, 어떻게 광고를 노출할 것인지 결정하는 게 중요한 일이 될 것 같아요.

조금 더 넓게 미래의 변화를 파악해보면 기술적인 측면에서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중요하고, 

두번째로 가상현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앞으로 게임 같은 분야를 떠나서 

유비쿼터스 시대가 될 거에요. 모든 생활에서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없어질지도 모르므로 

그 문제에 초점을 맞춰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인재 채용도 이전처럼 기술자, 디자이너, 

카피라이터, 웹디자이너 등 특정 분야의 사람만 뽑았다면, 앞으로는 컨설턴트, 

데이터 베이스를 배경으로 한 인물 등 서로 다른 모든 종류의 인재를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업계에서 성공을 가늠하는 기준이란 학위나 학벌이 아니라 과연 이곳에서 '무엇을 만들었는가'입니다. 

좋은 작업이 있으면 그걸 토대로 잠재력을 측정해 고용하는 게 상식입니다.


칸 라이온스(Canne Lions)에서 새로 신설한 '라이온스 이노베이션(Lions Innovation)' 부분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고 들었어요.
칸 라이온스 측에서 저를 위원장으로 선정한 건 아마 지난 10년 간 R/GA가 보여준 

혁신적인 작업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라이온스 이노베이션 부분에는 다양한 작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데요. 문제에 기술을 적용하는 새롭고 창의적인 방식 뿐 아니라 

세계에 대해 혁신적으로 생각하는 방법들까지 다양한 작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심사위원장으로서 제 역할은 심사위원들의 결정을 도출하는 틀을 제공하는 것 아닐까 해요. 

그래야만 심사위원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올바른 맥락과 생각, 의견을 공유하는 데 쓸 수 있을 테니까요.


요새 칸 라이온스에 다양한 부문이 추가되고 있는데요. 이런 변화상을 어떻게 보시나요?
칸 라이온스의 카테고리가 추가된다는 것은 우리가 몸담은 산업의 가능성이 확장하고 

있다는 걸 반증해요. 미디어 플랫폼과 포맷이 급증하면서 지금 세상은 굉장히 복잡해지고 있죠. 

칸 라이온스 사무국 측은 이런 현상을 반영하는 시도로 카테고리에 손을 대고 있어요.

칸 라이온즈의 미래 모습은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미래와 묶여 함께 움직일 거에요. 

결국 이렇게 연결된 세상에 혁신적인 흐름이 나타나면 날수록 창의적인 방식은 더욱 

자주 등장하고, 이는 곳 가까운 미래야 말로 더욱 복잡해진다는 사실을 알려주죠.


혹시 한국에는 지사를 낼 계획이 없나요?
저희 빅 클라이언트 중에 삼성전자가 있는데요. 삼성이 원하고 오피스를 열어달라고 하면 

한국 지사가 생길 수 있어요. 마치 나이키와 일을 하며 본사가 위치한 포틀랜드에 

R/GA 지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서울에 자주 오가는 터라 이전에 고민한 적이 있는데 

아직 한국 지사가 생기진 않았네요.

한국이 전자 부문에서 뛰어난 터라 그 분야 일을 하고 싶지만 삼성이랑 일하면 다른 곳과는 

일할 수 없잖아요. (참고: R/GA는 동일 업종에서 단 한 기업만 클라이언트로 상대한다) 

대신 한국 경제 규모가 충분히 크니까 LG를 제외한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만난다면 

R/GA와 협업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thedesigncrac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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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A
1977년 밥 그린버그(Bob Greenbug)가 설립한 R/GA는 웹, 모바일, 소셜 커뮤니케이션과 소매, 전자 상거래, 제품 혁신, 브랜드 개발과 비즈니스 컨설팅에 이르는 방대한 분야에서 기술, 디자인 그리고 마케팅의 교차 지점을 탐구하는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세계적인 광고, 마케팅 서비스 연합체인 인터퍼블릭그룹(IPG)의 자회사로 미국, 유럽, 남미, 그리고 아시아-태평양에 걸쳐 1500여 명이 근무하는 글로벌 회사다. 미국의 양대 광고잡지로 꼽히는 <애드 위크>와 <애드 에이지>의 주목을 열렬히 받고 있다. www.r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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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프로필
시드니에서 디자이너로 경력을 시작한 닉 로우(Nick Law)는 런던에서 광고대행사의 아트 디렉터로 활동했고 1990년대 말 뉴욕으로 본거지를 옮긴 이래 디지털 업계에서 크리에이티브 구루로 전세계적인 찬사를 받아왔다. 2001년 R/GA에 합류한 그는 나이키, 비츠 바이 닥터드레, 삼성, HBO, 존슨&존슨, IBM, 로레알, 구글 같은 클라이언트와 일하며 R/GA를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디지털 에이전시로 만든 중심 인물이다.

특히 NIKE+러닝, NIKE+퓨얼 밴드, '비츠 뮤직 포 비츠 바이 드레'를 비롯한 많은 캠페인으로 4번의 칸 라이온즈 그랑프리, D&AD 블랙 펜슬 등 주요 크리에이티브 상을 수상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창의적인 사람들의 명단인 'Creativity 50'에 이름을 두 번 올렸으며 주요 국제 어워드의 심사 위원을 역임한 닉은 2015년 '칸 라이온스'가 새로 신설한 '라이온스 이노베이션'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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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CA Korea 2015년 04월호 'In Conversation With' 섹션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인터뷰를 함께 한 CA Korea의 장유진 에디터와 통역을 맡은 나혜영 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전종현 Headshot








                             [위 글의 원문 출처는 허핑턴 포스트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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